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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단추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그 다음 단추가 잘 꿰어진다. 당연한 이치이고 사춘기를 맞이하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속담이라고 생각한다. 신체적 정신적 변화가 큰 이 시기에 첫 스타트를 잘 끊어야 그 이후로도 큰 탈이 없다. 이런 이야기들을 단추에 비유해 잘 담아낸 것이  <대단한 단추들>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은 사춘기 시절에 모두가 한번쯤은 겪어보았을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이야기, 자신의 결함을 감추기 위해 말도 안 되는 허풍을 떠는 이야기,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몸에 일어나는 신체적 변화 이야기 등등이다. 옷에 달린 단추가 이야기를 그려내는 화자가 되어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듯한 구어체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또 옷에 달려있는 다 똑같이 생긴 단추에게 각각 숭아단추, 가을비단추, 망치단추, 배꼽단추, 부끄단추, 꼭지단추, 꾸리단추라는 이름을 붙여주는데, 이름들이 각각의 특징을 적절히 담고 있으면서 귀여운 이름인 것이 계속 입으로 굴려보게 만들었다. 이들은 각자 자신의 관점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책의 줄거리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각자 단추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한다. 가장 첫번째인 단추는 한 남자아이 이야기를 한다. 절에 사는 소년인 득두는 자신에게 있는 열등감을 감추려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한다. 자신은 굉장한 부자다, 무술을 배우고 있다 하는 거짓말 말이다. 이 거짓말은 결국 들통나버린다. 그러면서 숭아단추, 이 작가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친구 중에 잘 우기고, 잘난 체하고, 우두머리인 양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친구가 있으면 따뜻하게 감싸 줘. 대부분 열등감 덩어리들이거든.’. 이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맞는 이야기이고,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지만 쉽게 알려줄 수는 없는 이야기이다. 이런 이야기의 끝부분 즈음에 들어가 있는 날카로운 교훈에 또 한번 감탄했다. 다른 이야기 속의 ‘좋은 이별은 새로운 만남을 기약하지’. 라는 문장 또한 좋았다. 한번 읽고 쓱 넘길 것이 아닌 계속 곱씹어보며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글과는 또 별개로 인상깊었던 것이 글의 내용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그림이었다. 책 속에 실린 그림들은 그림이라기보다는 종이와 실 그리고 다양한 재료들을 이용해 만들어낸 하나하나의 그림작품이었다. 이렇게 들어간 정성이 책의 분위기와 정말 잘 어울려 이 그림들이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것 같다.    이 책은 마치 조금 긴 동화책 같다. 조곤조곤한 이야기와 따뜻한 그림, 의미있는 교훈 이 세가지가 잘 버무려진 책이다. 사춘기를 지나며 혼란을 겪을 십대 청소년들에게 꼭 한번 읽어보라 추천해 주고 싶다.

사춘기 감성을 반영한 단추들의 비현실따뜻하고 위트 있는 시와 산문, 동화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독자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정록 시인의 새 책 대단한 단추들 이 나왔습니다. 열두 살 쌍둥이 남매의 셔츠 위에서 살아가는 일곱 개의 단추가 울고, 웃고, 사랑하고, 아파하고, 성장하는 이야기 속에 사춘기 아이들의 경험과 감성을 세심하게 녹여 냈습니다. 옷에 매달린 단추들이 사람처럼 말하고, 누군가를 좋아하고 미워하며, 심지어 시를 써내려가는 광경은 언뜻 보면 굉장히 낯섭니다. 하지만 작가는 특유의 넉살 좋은 입담으로 단추들의 일상을 엮어 냅니다. 단추의 역사며, 존재하는 방식, 나이를 헤아리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설정해 놓은 촘촘한 비현실은 태연하게 독자들을 울리고 웃깁니다.작품의 전체 분위기는 상큼 발랄합니다. 때로 슬프고 울컥 아립니다. 간결한 문장과 유머 넘치는 대화로 호흡이 가뿐합니다. 가장 꼭대기에 사는 허풍쟁이 우두머리 숭아단추, 갈비뼈 가까이 사는 가을비단추, 명치 언저리에 사는 망치단추, 누르면 배꼽 속에 쏙 들어가는 배꼽단추, 그리고 바지나 치마 속에서 살아가는 부끄단추와 가슴 호주머니 위의 꼭지단추, 마지막으로 옆구리에 매달린 여벌 단추인 꾸리단추. 이 일곱 개의 단추들은 저마다의 캐릭터와 개성과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단추들의 이야기 사이사이에는 이 책의 주요 독자이기도 한 사춘기 아이들의 엉뚱하고도 발랄한 일상이 펼쳐집니다. 단추의 이야기와 단추가 바라본 아이들의 이야기가 짝을 이루어 한 겹 한 겹 다양한 층을 이루어 냅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우리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줄게
나는 짱, 첫 단추를 잘 끼워야지?숭아단추 이야기
사랑하면 누구나 시인이 되나 봐?가을비단추 이야기 1
상처가 사랑의 나이테를 만드는 거야?가을비단추 이야기 2
자전거 수리공 망치아저씨?망치단추 이야기 1
사랑이 시작되면 왜 비밀이 많아질까?망치단추 이야기 2
추억은 나이보다 소중한 거야?배꼽단추 이야기 1
옷이 낡으면 단추의 상처도 무늬가 되지?배꼽단추 이야기 2
포경수술을 하면 펭귄이 된다?민기의 부끄단추 이야기
보푸라기는 단추들의 시?민정이의 꼭지단추 이야기 1
좋은 이별은 새로운 만남을 기약하지?민정이의 꼭지단추 이야기 2
나는 외톨이야?꾸리단추 이야기
하느님 옷에도 단추가 있을까?꾸리단추, 그 뒷이야기

지은의의 말